아르헨티나 좌파 대선후보 FTA 합의 수정 의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는 아르헨티나의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페르난데스 후보는 지난달 초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을 면담하고 나서 EU-메르코수르 합의가 수정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하면 남미공동시장과 EU 간 FTA 체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메르코수르-EU 합의가 아르헨티나 대선을 의식해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됐다고 지적하면서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유럽 2위 경제국인 프랑스가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사실을 언급하면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메르코수르-EU의 FTA 체결이 아르헨티나의 산업을 붕괴시키고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가입했으나 대외 무역협상에 참여하지 않는다.
올해 하반기에 6개월 단위 순번의장을 맡은 브라질은 대외적으로 자유무역협상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회원국 간 무역·투자장벽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정부는 자동차·설탕·에탄올 등 3가지 품목의 역내 거래에서 무역장벽 철폐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메르코수르가 역외 국가와의 무역에서 적용하는 평균 대외 공동관세율을 현재의 14%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 열린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 간 모바일 통화 및 데이터 사용에 대한 국제 로밍 요금 폐지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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