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본토 가려는 홍콩인 휴대전화까지 샅샅이 뒤져"

입력 2019-08-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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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 본토 가려는 홍콩인 휴대전화까지 샅샅이 뒤져"
시위 참여 사진 등 발견하면 경찰서 데려가 '시위 불참 확약서' 요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본토에 가려는 홍콩인들을 중국 당국이 철저하게 검문검색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홍콩 웨스트카오룽 역에서 중국 본토 행 고속철을 타려고 했던 벤 크록스(38)는 중국 공안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넘겨줄 것을 요청받았다.
홍콩에 있는 웨스트카오룽 역에서 중국 본토 행 고속철을 타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이 관할권을 갖는 검문소를 거쳐야 한다.
크록스는 휴대전화를 넘겨줄 수 없다며 홍콩 관할 구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공안은 이마저 거부했다.
결국, 크록스가 휴대전화를 넘겨주자 중국 공안은 사진, 동영상, 메시지 등을 샅샅이 살펴봤고,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는지를 물었다. 이들은 크록스가 소지했던 중국 관련 서적을 압수하고서야 그를 보내줬다.
엔지니어인 한 젊은 홍콩인은 최근 홍콩 바로 옆의 중국 선전(深천<土+川>)에 가려고 했다가 검문소에서 휴대전화를 검색당했다.
특히 중국 공안은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지난달 1일, 14일, 21일에 찍힌 사진을 유심히 살펴봤다고 그는 전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를 취재했던 SCMP의 한 기자도 최근 선전에 가려다가 검문소에서 휴대전화를 검색당했다.
별도의 부스로 그를 데려간 중국 공안은 사진과 동영상은 물론 메신저 왓츠앱의 채팅 기록까지 샅샅이 살펴본 후 왜 시위 사진 등이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최근 선전을 방문한 29살 디자이너는 휴대전화 검색 과정에서 홍콩 시민 2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6월 16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찍은 사진이 나와 곤욕을 치렀다.
그는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후 "홍콩인들은 외세의 사주를 받았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이후 경찰서로 끌려간 그는 심문은 물론 사진 촬영, 지문 채취, 혈액 채취 등까지 당했다. 이후 시위에 더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쓰고, 휴대전화에서 시위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삭제하고서야 풀려나올 수 있었다.
중국 본토로 가려는 홍콩인들에 대한 이러한 철저한 검문검색은 이들이 본토인들에게 홍콩 시위와 관련된 사실을 유포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저명한 인권 변호사인 창보양은 "중국 당국이 밀수품 등의 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행객의 짐을 뒤지는 것은 가능하지만, 휴대전화에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까지 검색하는 것은 불법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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