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연대 "집에서 쫓겨나 기아·질병·추위로 숨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뉴기니섬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에서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인도네시아 군경의 소탕 작전으로 작년 12월부터 민간인 최소 182명이 숨졌다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인권연대가 주장했다.
16일 자카르타포스트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뉴기니섬'을 절반으로 나눠 서부는 파푸아이고, 동부는 파푸아뉴기니이다.
파푸아는 50년 전인 1969년 유엔 후원 아래 진행된 주민투표로 인도네시아 영토에 편입됐으나, 분리주의 단체들이 '투표 결과 조작'을 주장하며 산발적인 무장독립 투쟁을 벌여왔다.
그러다 작년 12월 파푸아 은두가에서 서파푸아 민족해방군(WPNLA)이 파푸아 횡단 도로 건설 현장을 공격해 타지역 출신 건설 근로자 19명을 살해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야만적이고 비인간적 행위를 저지른 가해자들을 추적해 전원 체포하라"고 군과 경찰에 지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이 벌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소탕 작전 과정에 민간인들이 희생됐다는 점이다.
은두가시민사회연대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남성 69명, 여성 21명, 어린이 92명 등 최소 18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와 인권운동가, 학생 등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인도네시아군이 교회 등 공공시설을 베이스캠프로 넘겨받고, 반군을 찾겠다고 집을 불로 태워 민간인 2만명 이상이 숲으로 들어가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숨진 민간인 대다수는 숲에서 이재민 생활을 하던 중 굶주림이나 질병, 추위로 사망했고, 일부는 보안군의 손에 죽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사회부는 5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작성한 통계다.
인도네시아군은 현재 주민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왔다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정글에 남아 있다는 점을 부인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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