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무시하고 달리다 횡단보도서 4세 어린이 치어 중태 빠뜨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경찰 순찰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린이를 치어 중태에 빠뜨린 사건을 계기로 경찰차의 긴급주행을 어느 범위에서 인정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40분께 도쿄도 지요다(千代田)구 요쓰야역 앞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4세 남자 어린이가 순찰차에 치여 중태에 빠졌다.
엄마 등 가족과 함께 외출한 이 어린이는 청신호가 들어온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혼자 사고를 당했다.
신주쿠(新宿)경찰서 소속 경관 2명이 타고 있던 사고 순찰차는 경광등을 켠 채 신호를 무시하고 긴급주행 중이었다.
그러나 긴급주행한 이유가 알려지면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릴 정도의 사안이었는지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고를 낸 순찰차는 경찰서 간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마약 사용 용의자의 소변 샘플을 정밀 감정 시설을 갖춘 경시청 본부로 운반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신주쿠경찰서는 임의동행 피의자를 장시간 구금할 수 없는 점을 들어 긴급성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쿄신문은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긴급주행은 주로 사건·사고 현장으로 긴급출동하거나 용의자를 추격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이뤄진다며 소변 감정이 목적이었던 이번 사안의 경우 긴급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저널리스트인 오타니 아키히로 씨를 인용해 "긴급주행은 다른 수단이 없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인정해야 한다"며 "4세 어린이에게 긴급주행하는 순찰차가 오면 길 건너는 것을 멈추라고 교육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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