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중국이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BRI)를 추진하면서 주로 개발도상국에 화력발전 설비를 대거 수출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세계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미 전문가가 주장했다.
미 외교협회(CFR)의 사가톰 사하 에너지 및 미 외교정책 연구원은 18일 외교안보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NI) 기고를 통해 대부분 중국의 금융지원하에 외국에서 건설 중인 석탄 사용 화력발전소가 임계치 미달의 저효율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발전 방식 가운데 가장 높은 (온실가스) 배출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는 일대일로가 '그린 프로젝트'라는 중국 측 주장에 크게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화력발전 설비 수출국으로 현재 중국 업체들이 이집트와 파키스탄 같은 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 대략 140개소의 석탄 사용 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중국의 화력발전소 건설 추세라면 지구온난화를 안전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의 금융기관들이 지금처럼 화력발전 수출을 계속 지원한다면 불가피하게 오염이 전 세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개발은행(CDB)과 수출입은행의 발전(發電) 사업 지원 가운데 약 40%가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이며 일대일로가 발표된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이들 지원을 받아 생산된 석탄 화력 발전량이 노르웨이나 폴란드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만한 양이라고 지적했다.
석탄 사용 화력발전의 급속한 증가는 온실가스 배출의 급증으로 이어지며 2013~2018년 기간 중국의 화력발전 지원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네덜란드 전체 배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종합적으로 중국 개발은행들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들은 전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보다 석탄 사용 에너지를 보다 많이 생산하게 될 것이며 이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사하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석탄 화력발전이 이처럼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며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도 보다 적어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DB를 비롯한 중국 금융기관들은 2013년 이후 38개국의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중 약 절반이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중 약 3분의 1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의 지원이 결과적으로 해당국 에너지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고 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하 연구원은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가 집중된 파키스탄의 경우 지난 2012년에 비해 국내 발전업계의 가스 배출량이 2배로 증가했다면서 중국의 발전사업 개발 지원이 증가하면서 이제 파키스탄이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38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제공하지 않았으나 비(非) 화석연료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 6년 사이 일회성에 그치고 있으며 비 화석연료 프로젝트 대부분은 풍력이나 태양광이 아닌 수력댐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사하 연구원은 수력댐의 경우 자체적인 환경손상을 수반하며 중국의 수력발전 프로젝트로 수백만 농어민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중국이 환경적으로, 사회적으로 해로운 인프라 프로젝트를 외교적 자산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환경적, 청정에너지 지도력 분야에서 중국의 자의적이고 잘못된 주장을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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