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트럼프, 베네수엘라 해상봉쇄 검토"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마두로의 핵심 측근을 최근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에 이은 2인자로 인식되는 디오스다도 카베요(56)가 지난달 수도 카라카스에서 트럼프 행정부과 긴밀히 연결된 인사를 만났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카베요와 트럼프 정부의 중재 역할을 한 이 인사의 이름과 구체적인 회동 내용에 대해서는 자칫 그가 보복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카베요가 마두로의 승인을 받고 이런 접촉에 나섰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AP는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의 '오른팔' 격인 카베요는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의장이자 집권 사회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
마두로의 권력 장악력이 약화함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와 군부에서 카베요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이번 만남은 마두로 정권을 지탱하는 중추 세력의 분열을 노린 것이라며 카베요를 마두로의 대체자로 키우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집권당 내부의 권력 분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물밑 싸움을 부추겨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증강할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 관리는 카베요와의 만남과 유사한 접촉이 다른 베네수엘라 정권 고위 관계자들과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런 만남에서 마두로를 배신하기 위한 '대가' 등을 경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의 측근들은 미국의 마두로 축출 요구에 굴복한다면 자신들 역시 권력 남용과 부패 등 범죄 혐의로 기소돼 처벌받을 것을 염려하고 있다.
미국과의 비밀 접촉의 당사자로 지목된 카베요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부정부패, 마약 밀매 등에 연루돼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은 또한 그가 미국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의 암살 계획과도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해상 봉쇄를 검토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전·현직 관리 5명은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해상 봉쇄 방안을 직접 논의하거나 관련 브리핑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있으나, 이 같은 방안의 현실화는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노력이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수위를 날로 높여가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해 왔다. 미국은 서방 국가들과 손잡고 야권 정치인이자 '미국통'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밀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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