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많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계약 해제 사유 발생
"주식시장 침체가 합병의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김잔디 기자 = 바이오신약 개발기업 제넥신과 유전자 교정기술 기업 툴젠의 합병이 끝내 무산됐다. 두 회사는 합병 무산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제넥신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합병 계약 해제 사유가 발생해 툴젠과의 합병 계약을 해제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제넥신 주식매수청구 주식 수가 보통주 344만2천486주, 우선주 146만5천35주이고 툴젠 주식매수청구 주식 수는 보통주 151만3천134주였다.
회사는 "제넥신과 툴젠이 지급해야 하는 매수 대금이 각각 1천300억원, 500억원을 초과할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합병 계약서 조항에 따라 계약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업계의 증시 침체 영향으로 두 회사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크게 밑돌자 예상보다 많은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데 따른 것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 측에 적정가에 매수해 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제넥신 관계자는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승인을 받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결국 주식시장 침체가 합병의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두 회사는 6월 19일 합병 계획을 발표하고, 7월 30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을 받았다.
두 회사는 면역항암제, 유전자 기반 백신, 유전자교정 분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면역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업계의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백지화됐다.
제넥신과 툴젠은 합병 무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이미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관계를 수립했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하이루킨'과 툴젠의 유전자 교정 기술을 융합해 차세대 카티(CAR-T) 세포치료제를 만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제넥신 관계자는 "하이루킨 파이프라인과의 시너지를 통해 기존 CAR-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동종유래(Allogeneic) CAR-T 파이프라인들을 구축할 것"이라며 "2020년 하반기에 임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넥신은 면역항암제와 유전자 기반 백신을 개발하는 신약 개발기업이다. 현재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과 자궁경부암 및 자궁경부전암 치료에 활용하는 유전자 기반 백신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툴젠은 제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전자교정 기업이다. 유전자가위는 DNA 등 세포 내 유전정보를 자르고 붙여 선택적으로 교정하는 기법이다. 유전자교정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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