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증언' 네덜란드계 日성노예 피해자 오헤른 할머니 별세

입력 2019-08-20 21:50   수정 2019-08-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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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증언' 네덜란드계 日성노예 피해자 오헤른 할머니 별세
2007년 美하원 청문회 출석해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피해 증언
호주 매체 "호주에서 가족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피해자가 된 네덜란드계 호주인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가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6세.

호주 현지매체 애드버타이저는 오헤른 할머니가 지난 19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에서 임종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오헤른 할머니는 21살이던 1944년 네덜란드령 동인도였던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던 중 이 지역을 점령한 일본군에 의해 납치돼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다.
이후 피해 사실을 감추고 호주로 이주해 살던 오헤른 할머니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자 공개 기자회견을 본 뒤 용기를 얻어 이듬해 호주 언론에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성노예 피해 사실을 증언한 유럽인은 오헤른 할머니가 처음이었다.
오헤른 할머니는 같은 해 일본에서 열린 전후보상국제공청회와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적극적으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알렸다.
2007년 7월 미국 연방하원의 역사적인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앞두고 열린 청문회에서 그는 이용수 할머니 등과 함께 증언대에 섰다.
오헤른 할머니는 2002년 호주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을 받았으며, 2004년에는 존 윈스턴 하워드 호주 총리로부터 100주년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헤른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 중 생존한 유일한 백인 피해자였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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