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채투자·외은지점 차입이 대부분…순대외금융자산 4천623억 달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대외건전성 지표인 단기외채 비율이 2분기 들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채건전성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인 데다 유입자금의 성격을 고려할 때 건전성 악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를 보면 6월 말 현재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하 단기외채비율)은 34.7%로 3개월 전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하 단기외채비중)도 30.3%로 전분기보다 0.9%포인트 올랐다.
단기외채비율은 2015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단기외채비중은 2013년 1분기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단기외채비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외채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2분기 대외채무 동향 및 평가' 보도자료에서 "단기외채비율과 단기외채비중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3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 위기 때나 다른 신흥국 상황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 말 한국의 단기외채비중은 52.1%, 단기외채비율은 79.3%에 달했다.
작년 말 기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이 아르헨티나는 100.1%, 터키는 123.8%에 달했다. 이들 국가는 최근 금융위기를 겪은 곳들이다.
중국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36.4%로 한국과 비슷했다.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분기 대비 481억 달러 증가한 1조6천215억 달러, 대외금융부채(외국인투자)는 221억 달러 증가한 1조1천592억 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4천623억 달러로 3개월 전보다 260억 달러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플러스(+)로 올라선 이후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외금융부채 중 주식과 파생금융상품을 제외한 대외채무(외채)는 6월 말 현재 4천621억 달러로 3개월 전보다 215억 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가 1천400억 달러로 106억 달러 늘었고, 장기외채가 3천220억 달러로 109억 달러 증가했다.
2분기 중 원화 채권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고채·통안채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투자액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외채권은 전분기 대비 184억 달러 증가한 9천331억 달러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천711억 달러로 3개월 전보다 31억 달러 감소했다.
기재부는 "2분기 대외채무가 늘어난 것은 주로 외국인의 국내 국고채·통안채 투자 증가 및 외은지점의 본점 차입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의 상환능력 등 대외건전성과는 관련성이 낮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채 관련 문제 되는 것은 상환 능력인데 외국인의 국고채 투자나 외은지점의 차입금은 상환 부담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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