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위협 등 대비해 보잉과 체결한 계약 종료 결정
中·러시아 초음속 미사일도 대응하는 새 방어체계 고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미국 국방부가 북한 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해 추진 중이던 요격미사일 신형 탄두 개발 사업을 취소했다고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잉과 계약을 체결해 이미 12억 달러(약 1조4천460억원)가 투입된 이 사업이 취소된 이유는 신형 탄두의 설계상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거나 정정하기에는 너무나 큰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AP는 설명했다.
미 국방부의 연구 및 엔지니어링 분야 수장인 마이클 그리핀은 이날 설명을 통해 "프로그램의 종료는 책임 있는 행동"이라며 "개발 프로그램은 때때로 문제에 직면한다"고 밝혔다.
마크 라이트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대변인은 개발 사업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비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44기의 요격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부분 알래스카에 배치돼 있다. 각 요격미사일은 지하 격납 시설인 사일로(silo)에서 발사돼 대기권 밖에서 적국 미사일을 파괴하는 요격 탄두(kill vehicle)를 배출하도록 설계돼 있다.
AP에 따르면 당초 미 국방부는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거리 미사일 등에 대응해 더 신뢰할 수 있는 요격 탄두를 재설계할 것을 보잉에 의뢰했었다.
국방부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 요격미사일을 현재 44기에서 64기로 늘릴 계획이었고, 추가 20기에는 재설계된 요격 탄두를 적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보잉과 체결한 계약이 취소됨에 따라 요격미사일 추가 20기의 실전배치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 국방부는 새로운 유형의 미사일은 물론 북한이 만들기를 열망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미사일 방어 설계를 다시 할 필요가 있는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국방부는 또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 중인 초음속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차세대 요격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업체들 간 경쟁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보잉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의 결정을 수용하며, 새로운 요격 미사일 개발 경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에서 보잉의 하청업체였던 레이시온의 대변인도 국방부의 계약 종료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국방부는 "증가하는 복합적인 위협 환경에 직면해 요구 조건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기존 요격 탄두의 개량에 그치지 않고 광범위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향상된 보조 로켓(booster rocket)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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