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폼페이오에 점점 더 의존…잃고 싶어하지 않아"
폼페이오 "국무부 남을 것"이라면서도 열린 행보…트럼프와 거취 논의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55) 미국 국무장관의 상원의원 출마를 놓고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등 주요 현안에서 자신과 호흡을 맞추며 심복 역할을 하는 폼페이오 장관을 놓치기 싫어하지만, 내년 선거에서 상원 과반 사수가 목표인 공화당은 폼페이오 장관 차출을 날로 압박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캔자스주 출신의 폼페이오 장관을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보장할 수 있는 필수 카드로 여기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고향인 캔자스주를 대표하는 현역 상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인 팻 로버츠다. 그러나 로버츠 의원은 최근 5선에 도전하지 않고 은퇴하겠다고 밝혀 내년 선거에선 무주공산이 된다.
크리스 코백 전 캔자스주 법무장관이 그 자리를 본인이 맡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해 주지사 선거에서 패한 코백 전 장관의 당선 가능성에 공화당 내부에선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에선 배리 그리섬 전 연방검사와 낸시 보이다 전 하원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캐슬린 시벨리우스 전 캔자스 주지사의 출마설까지 나돌아 공화당으로선 부담이 큰 상황이다.
더군다나 마사 맥샐리(공화·애리조나)와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현 상원의원의 의석 보존도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화당으로선 과반 사수를 위해 폼페이오 장관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존도 역시 커졌다는 점이다. 현 상황에 대해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곳곳의 사안을 두고 곡예를 하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한 내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상원의원 출마를 놓고 논의한 적이 있다면서 "대통령은 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더 많이 확보하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폼페이오 장관을 잃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는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향후 계획에 대해 여전히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일간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여기 남아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여전히 상원의원 출마는 물론 대선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둔 듯한 행보를 보인다.
하루 전인 20일 뉴욕 억만장자 사업가인 존 캐치마티디스가 주최한 오찬 행사에 참여한 것도 폼페이오 장관의 의중을 더욱 짐작할 수 없게 한다. 이날 행사에는 공화당의 큰손들은 물론 스티브 포브스 포브스 미디어그룹 회장, 보수 성향 경제학자인 스티븐 무어, 스티브 슈바르츠만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