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인사이자 반부패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현지시간) 한 달간의 구류에서 풀려났다고 그의 변호사가 밝혔다.
알렉세이는 지난달 24일 자택 인근에서 '불법 시위 선동'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30일의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된 바 있다.
나발니는 이날 석방 직후 최근 몇주 동안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공정선거 촉구 시위를 탄압한 경찰의 행동을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운동은 계속해 확산할 것이며 정권은 자신들의 행동을 크게 후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자유·공정선거 촉구 집회를 주도하면서 일주일 뒤 개최 예정이던 비허가 집회에 참석할 것을 지지자들에게 촉구해 집회·시위와 관련한 행정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지난달 28일 부종(浮腫), 발진, 가려움 등의 중독 증세를 보여 시립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나발니를 면회한 개인 주치의는 그가 유독물질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범죄 의혹을 제기했으나 병원 측은 독극물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다며 중독 주장을 부인했다.
나발니는 이후 중독 의심증세와 관련 구치소 직원들의 불법 행위 확인을 위한 정식 수사를 당국에 요청했다.
나발니 지지자 등 야권은 러시아 선거 당국이 9월 초 치러지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데 반발하고 있다.
선거 당국은 "야권 후보들이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이거나 사망자의 서명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야권은 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 인사들의 시 의회 진출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조작된 이유를 내세워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모스크바에선 지난달 20일부터 당국의 후보 등록 거부를 비난하고 공정 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야권 시위가 몇주 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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