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매도액 한 달 새 20% 늘고 매수액 27% 줄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홍콩 시위가 석달 가까이 이어지고 중국의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긴장이 고조되자 국내에서 홍콩증시의 주식을 직접 매수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1∼22일(거래일수는 16일) 국내 투자자의 홍콩시장 주식 매도금액은 1억6천550만달러로, 거래일 기준 하루 평균 1천34만4천달러(약 12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의 일평균 매도액(859만6천 달러)보다 20.3%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홍콩주식 매수금액은 1억2천390만달러이고 일평균으로는 774만4천 달러(약 94억원)로 집계됐다.
7월의 일평균 매수액(1천63만 달러)보다 27.1% 줄었다.
이에 따라 이달 일평균 순매도 금액은 260만 달러로 전월에 일평균 203만 달러의 순매수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이는 중국 주식의 이달 일평균 순매수 금액이 51만달러이고 일본주식은 21만달러인 것과 비교해도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순매도 금액이 늘고 주가도 내림세를 보이면서 예탁원에 보관된 국내 투자자의 홍콩주식 보유 잔액도 전월 말 12억9천24만달러에서 22일 현재 11억4천906만달러 수준으로 1억4천118만달러(10.9%)가량 줄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금액 기준으로 미국주식 외에 유일하게 상위 5위권에 들어있는 홍콩증시 상장지수펀드(ETF)인 '차이나 AMC CSI 300 인덱스 ETF'도 최근 한 달(7월 23일∼8월 22일)간 순매도액이 3천284만달러에 달했다. 결제금액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순매도액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다.
국내 투자자의 홍콩주식 매도세는 최근 홍콩을 둘러싼 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홍콩증시 침체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증시의 50개 우량주로 구성된 항셍지수(HSI)는 23일 현재 26,179.33(종가 기준)으로 6월 말의 28,542.62보다 8.28% 내린 상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H주)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도 6월 말의 10,881.85에서 이달 23일 10,194.73으로 6.31% 내렸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에서는 현시점에서 추가로 홍콩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홍콩시위 무력 진압은 득보다 실이 많기에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관련 정치적 이벤트가 홍콩시장에 주로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홍콩 시위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는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커질 가능성은 작아 관련 주식이나 상품을 지금 매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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