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의 길' 30주년, 발트3국 정상 "시위는 비폭력으로"

입력 2019-08-24 01:07  

'발트의 길' 30주년, 발트3국 정상 "시위는 비폭력으로"
이날 '발트의 길' 본뜬 '홍콩의 길' 시위 열려 주목받아
발트 3국 간 협력 강조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발트의 길' 30주년인 23일(현지시간) 발트 3국 정상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비폭력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발트의 길'은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 주민 200만 명이 1989년 8월 23일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며 만든 총연장 600㎞의 인간 띠다.
이번 '발트의 길' 기념일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이날 '발트의 길'을 본뜬 45㎞ 인간 띠의 '홍콩의 길'을 만든 가운데 열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BNS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총리는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0년 전에는 점령을 당한 상황이어서 주권이 없었지만, 오늘날 자유롭고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이후 발트 국가들은 어려운 시절뿐만 아니라 좋은 시절에도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모든 나라에 이롭다"면서 "우정은 사회의 번영과 발전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특히 카린스 총리는 홍콩과 '발트의 길' 간에 유사점이 주목된다면서 어떤 표현이든 비폭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정치적 과정에서도 평화를 유지하고 무력 개입을 막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세계는 홍콩에서의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리 라타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발트 3국의 협력은 에너지 안보, 교통 인프라 등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트 3국 국민들은 자유를 요구했고 이를 평화적으로 표현해 지지를 받았다"
리투아니아의 사울류스 스크베르넬리스 총리는 발트 국가들이 지난 30년 간 신뢰를 구축하면서 3개국의 이익을 방어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민주주의 국가의 미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시위는 평화적이어야 한다"면서 "국민이 정부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 시위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발트 3국은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8월 23일 체결된 '독소 불가침 조약'(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 이후 소련에 점령당했다.
이 조약은 동유럽 분할 점령의 구체적 밀약 사항을 담은 비밀의정서를 담고 있었다.
소련이 점점 붕괴하기 시작한 1989년에 발트 3국 시민들은 소련의 발트 3국 점령의 빌미를 제공한 '독소 불가침 조약' 기념일에 평화적으로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당시 발트 3국의 총인구는 약 700만 정도였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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