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콘트라 사건 파헤친 베테랑 댄 웹이 맡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법원의 마이클 툼인 판사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배우 저시 스몰렛(36)의 '혐오범죄 자작극'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댄 웹(73) 전 연방검사를 임명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특별검사 임명으로 일리노이주 연방검찰청 검사 킴 폭스가 스스로 모든 혐의를 취소하고 불기소 처분을 하기로 한 스몰렛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고 AP는 전했다.
특별검사가 된 웹은 이란-콘트라 사건 특검을 맡았던 베테랑으로, 수십년간 76건의 부패사건을 기소한 경력을 갖고 있다.
앞서 툼인 판사는 스몰렛 사건에 대해 "다른 범죄 혐의가 저질러졌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특별검사가 임명돼 기소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TV 시리즈 '엠파이어'에 동성애자 가수 역으로 출연했고 실제 동성애자인 스몰렛은 지난 1월 시카고에서 밤거리를 걷다가 두 명의 남성에게서 공격받았으며 이들이 인종차별·성 소수자 비하 욕설을 퍼부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두 남성 중 한 명이 백인이었으며 자신의 목에 올가미 모양으로 밧줄을 감았다고 주장해 파장이 크게 일었다. 올가미는 과거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들을 린치할 때 썼던 도구로 흑인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용의자들이 폭력을 행사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외쳤다고 주장해 논란을 정치권으로까지 확산시켰다.
사건이 보도된 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스몰렛을 응원한다는 격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스몰렛의 주장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고 관심을 끌려는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스몰렛의 폭행 자작극에 가담한 두 형제는 모두 흑인으로 밝혀졌으며, 스몰렛이 두 남성에게 3천500달러를 주고 목에 올가미 모양의 밧줄을 감는 장면 등을 연출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스몰렛은 자작극을 시인한 뒤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쿡 카운티 검찰은 스몰렛에게 적용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수사하다가 소송 종지 절차를 통해 혐의를 취소하고 불기소 처분하기로 해 여론의 비난이 일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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