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자동도킹시스템 장치 고장 때문인 듯"…도킹 실패시 수장될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인간을 닮은 로봇(휴머노이드)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됐던 러시아 우주선이 23일 정거장과의 1차 도킹 시도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표도르'(애칭: 정식 명칭 '스카이봇 F-850')를 태운 유인우주선 '소유스 MS-14'가 이날 오전 8시 30분(모스크바 시간) ISS와 도킹할 예정이었으나 자동도킹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실패했다고 모스크바 인근 (우주)비행통제센터가 밝혔다.
우주선은 ISS 96m까지 접근했다가 자동도킹시스템이 우주선의 자세를 안정화하지 못하면서 다시 우주정거장으로부터 안전거리로 후퇴했다.
현재 우주선은 ISS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으며 비행통제센터가 도킹 재시도를 위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러시아의 로켓·우주선 제작사 '에네르기야' 제1부사장으로 ISS 러시아 섹터 비행 책임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우주선이) ISS 200m까지 접근할 때는 모든 것이 정상이었지만 이후 (우주선에서) 그전에 없던 일정한 떨림 현상이 나타났고 도킹 단계로 접어들었을 때 자동도킹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선에 타고 있는 로봇 '표도르'는 아직 수동 도킹 시스템을 조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수동 도킹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도킹 실패가 우주선의 문제가 아니라 ISS에 있는 자동도킹시스템 '쿠르스'의 신호 증폭기 고장과 관련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증폭기가 접근하는 우주선을 안정화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었다.
러시아 전문가들도 이러한 분석에 동의하고 ISS 체류 우주인들에게 증폭기를 교체하도록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킹 실패 뒤 대책 회의를 주관한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은 문제를 해결한 뒤 26일 오전에 도킹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주선이 ISS에서 충분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정거장이나 우주인들의 안전에는 위협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우주 전문가들은 우주선 엔진 연료가 약 일주일 치 남아있기 때문에 그동안에 도킹 시도를 하다 실패하면 우주선을 로봇과 함께 수장시켜야 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태운 소유스 MS-14는 앞서 지난 22일 오전 6시 38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2.1a' 로켓 운반체에 실려 발사된 바 있다.
우주선에는 우주인 대신 시험용 로봇만이 탑승했다.
러시아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ISS에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이번 비행을 통해 로봇의 우주 개발 이용 가능성과 우주인 지원 역할 수행 가능성을 점검해본다는 계획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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