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행보 속 하루만에 번복 이어 '중장기 과제'로 또다시 만지작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최근 며칠간 감세 정책을 놓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이번에는 '대선 후 감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황 등을 감안, 그 시점은 뒤로 미뤘지만, 중장기 과제로 감세문제를 다시 만지작거리며 군불 때기에 나선 셈이다. 대선 국면에서 이에 대한 쟁점화를 지속,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부딪혀봐라. 당신은 아마도 감세를 얻어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헤드라인을 인용, "이는 매우 맞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상원과 대통령직을 유지한다면 우리가 첫 번째 하게 될 행위 중 하나는 주요 중산층 소득세 감세를 승인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그저 여러분의 세금을 인상하기만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구체적인 인상 방안에 대해서는 부연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급여세의 한시적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자산 매각으로 발생한 자본소득세를 물가 상승률과 연동 시켜 인하하는 방안은 자신의 지시만으로 시행 가능하다고 감세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다음날인 2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나는 지금 감세를 살펴보고 있지 않다.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튼튼한 경제를 갖고 있다"며 하루 만에 번복, 감세는 일단 '없던 일'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철회는 자본소득세 감세 방안이 중산층보다는 주식이나 채권 등 자산을 보유한 상위계층의 이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감세안과 관련,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2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근시일내 세금 감면이나 단기간의 자극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구체적 감세 방안이 "대선 기간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감세 카드 중 하나로 거론된 급여세 인하처럼 단기간이거나 한시적인 정책 추진 가능성은 배제하면서도 대신 한계세율 조정이나 과세등급 축소, 자본소득세 변동 등을 검토 중이라며 "2017년 내놓은 세제 개편에 더해 중산층, 블루칼라, 소상공인 등을 위한 추가 세금 감면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의회에서 양당의 세제 관련 지도자들과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정책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자 이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과 앞선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국면에서 구체적 감세안을 공약으로 마련, '대선 직후 시행'을 내세워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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