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민간투자 급락,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민간투자가 2009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져서 이대로면 잠재 경제성장률이 현재의 절반 수준인 1%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6일 '최근 민간투자 부진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GI에 따르면 민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2017년 2.8%포인트(P)에서 2018년 -0.8%P로 급락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2%P까지 떨어졌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상반기(-2.7%P)와 비슷한 수준으로, 민간투자의 위축은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보면 한국은 -2.4%로 하락했지만, 미국(7.5%), EU(4.4%), 일본(4.0%) 등 주요 선진국은 4%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내년 이후에도 잠재성장률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연 평균 4% 이상의 투자 확충이 필요한데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다.
SGI는 이같은 민간투자 부진과 생산성 저하가 지금처럼 이어지면 잠재성장률(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1.2%로까지 극도로 저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잠재성장률은 2.5%로 추정하고, 작년과 올해 같은 투자부진과 생산인구 감소,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생산성 둔화가 동시에 진행하면 2020∼2024년 잠재성장률이 1.2%로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GI는 최근 민간투자가 부진한 3대 요인으로 ▲ 기업소득 감소 ▲ 수출환경 악화 ▲ 구조조정 지연을 꼽았다.
보고서는 "기업소득은 2015∼2017년 평균 12.9조원에서 2018년 -35조4천억원으로 급감하면서 기업이 투자할 여력이 줄었다"며 "2018년 영업잉여는 -6조1천억원, 재산소득은 -10조1천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법인세율 증가 등으로 직접세 부담은 13조2천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늘면 설비투자 증가율도 증가하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아서, 수출 둔화가 투자 감소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SGI는 그러면서 "민간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법인세를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춰 기업이 투자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며 "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세제지원 정책, 네거티브·사후 규제 확대 등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상장사 100개사 중 42%가 투자가 어려운 주요 요인으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꼽았다면서 "기업이 투자 환경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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