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반년만에 경기그린에너지와 5년 장기정비 1천575억원 재계약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포스코[005490] 계열의 국내 최대 연료전지 기업인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의 만성적자 구조에서 빠져나올 돌파구를 마련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국내 최대 연료전지 발전 고객사인 경기그린에너지와 설비 유지·보수에 관한 장기서비스계약(LTSA·Long Term Service Agreement) 재계약에 합의했다.
협상 시작 6개월여 만이다. 이번 재계약 조건은 발전설비 한 기당 매년 원가 수준인 15억원씩 총 5년간 LTSA를 보증하는 내용이다.
경기그린에너지는 총용량 58.8MW의 발전설비 21기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재계약 금액은 연간 315억원, 총 5년간 1천5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에너지는 사업 초기 연료전지 시장의 확대를 위해 고객사와 원가 이하의 계약을 하면서 LTSA 손실이 누적된 만큼 원가 수준에서 재계약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경기그린에너지 등 고객사들은 당초 계약금 8억원보다 2배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며 팽팽히 맞섰고, 일부는 법적대응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업계 소식통은 "지난 2월 협상 시작 때만 해도 서로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원가를 반영해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상호이익이라는 데 의견 접근을 봤다"고 말했다.
경기그린에너지는 지난 7월 26일 이사회를 열고 재계약 협상안을 의결한 바 있고, 포스코에너지도 원칙상 합의하고 세부 문건을 다듬어 현재 재계약 서명식 날짜를 조율 중이다.
이번 재계약 성사로 경기그린에너지는 연료전지 사업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게 됐고, 포스코에너지는 LTSA 수행에 따른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너지는 국내에 166.7MW규모의 연료전지를 판매하고 LTS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앞서 사업 초기 미국 퓨얼셀에너지(FCE)에서 수입해 발전 고객사들에 설치한 스택 등 연료전지가 제 성능을 못 내면서 지난 10년간 약 6천억원의 누적 적자를 봤다.
그러나 꾸준한 불량제품 개선작업이 효과를 봤고 실제로 2016년 12월 서울 상암동에 설치한 노을그린에너지㈜ 연료전지 발전설비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에너지 측은 이번 재계약이 향후 다른 연료전지 발전사업자 20곳과 원활한 LTSA 재계약 협상을 하는데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그린에너지는 재계약을 통해 노후화된 스택 교체 등 LTSA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전기판매 수입 및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연료전지 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요금제의 할인 혜택 또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 소식통은 전망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대주단 역시 경기그린에너지로부터 원활하게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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