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통신사 비엣텔 "하노이에 에릭슨, 호치민에 노키아 쓸 것"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이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고 미국과 유럽 통신장비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베트남 국방부가 운영하는 현지 최대 통신회사 비엣텔의 레 당 중 대표는 "하노이에는 에릭슨 AB 장비를, 호찌민에는 노키아 Oyj 장비를 깔 것"이라고 말했다.
중 대표는 또 "퀄컴과 다른 미국 회사의 5G 칩세트를 사용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화웨이와 함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화웨이를 이용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보도가 있어 더 안전한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게 비엣텔의 입장"이라며 "그래서 유럽의 에릭슨과 노키아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웨이를 쓰지 않기로 한 것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금지 때문이 아니라 우리 자체 결정"이라면서도 "미국을 포함한 다른 많은 국가가 화웨이를 사용하는 것이 국가 네트워크 보안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해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엣텔 이외에도 베트남의 다른 통신회사인 모비폰은 삼성전자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비나폰은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키아와 협력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사용에 개방적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베트남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해묵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베트남이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탐사선이 자국 경비함의 호위를 받으며 탐사 활동을 계속해 베트남 경비함과 대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전문가인 칼 세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명예교수는 "베트남이 화웨이를 배제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과 안보 및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싶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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