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연정 협상 '살얼음판'…나흘째 구체적 합의 소식 없어

입력 2019-08-27 03:32  

伊 연정 협상 '살얼음판'…나흘째 구체적 합의 소식 없어
총리 연임 두고 '샅바싸움' 하는듯…민주당은 낙관론 언급
마타렐라 대통령, 27∼28일 정치권과 '제2라운드 연정 협의'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모색하는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협상 나흘째인 26일(현지시간)까지 아직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살얼음판을 걷는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양당은 이날 오후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와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 간 수뇌부 회동을 비롯해 다양한 경로에서 만남을 가졌으나 아직 구체적인 합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세페 콘테 총리의 유임 여부를 놓고 아직 양당의 이견이 봉합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학자 출신인 콘테 총리는 극우 정당 동맹과 오성운동 간 연정이 파국을 맞기 전까지 1년 2개월간 연정의 조율자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동맹이 연정 붕괴를 선언한 뒤인 지난 20일 사임을 발표했으나,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새 연정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기존 내각을 그대로 이끌어달라고 요청해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총리에 발탁되기 전까지 정치 경험이 전무했던 그는 애초 중립 성향의 인물로 분류됐으나 지난 연정 때는 오성운동과 보조를 같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오성운동은 콘테 총리가 그동안 균형감 있게 연정을 잘 이끌어온 만큼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유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민주당은 콘테 총리가 내각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새로운 연정 수립 및 정책 전환이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일부 언론은 민주당에서 오성운동 소속의 로베르토 피코 하원의장을 차기 총리로 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한때 민주당 고위 인사가 "형식이 아니라 정책에 집중하자"고 밝히면서 사실상 콘테 총리 유임을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일부 언론이 합의 임박설을 거론했으나 진전이 있다는 공식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진가레티 대표는 일단 지금까지의 연정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날 취재진에 "우리가 바른길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 나는 (현재의 협상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에서 열린 선진 7개국 정상회의(G7)에서 막 돌아온 콘테 총리와 디 마이오-진가레티 대표 등의 3자 회동이 이날 밤늦게 예정돼 있어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한편, 마타렐라 대통령은 27∼28일 이틀간 정치권 인사들과 제2라운드 연정 협의를 진행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7일 조르조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과 전화로 정국 위기 상황에 대한 조언을 구한 뒤 엘리자베타 카셀라티 상원의장, 로베르토 피코 하원의장 등을 차례로 면담할 예정이다.
이어 28일에는 각 정당 대표들을 만나 차기 연정 가능성을 모색한다. 마타렐라 대통령의 마지막 면담 상대는 오성운동으로 잡혔다.
앞서 마타렐라 대통령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27일까지 정치권과 협의를 진행하고 조기 총선 여부 등을 결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28일까지로 협의 일정이 잡히면서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협상 시간을 하루 더 벌 수 있게 됐다.
정국 향배에 대한 마타렐라 대통령의 결단은 28일 오성운동과의 마지막 면담이 끝나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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