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DDP서 이틀간 진행…취업 준비생 현장면접서 본인 역량 어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은 검은색 물결로 일렁거렸다.
한결같이 짙은 색 계통의 정장 차림을 한 청춘 남녀가 긴장된 표정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행사장을 이리저리 다니고 있었다. 간혹 교복 차림의 어린 여고생들 무리도 있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이틀간 열리는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취업 준비생들이다.
은행, 보험, 금융투자, 카드, 저축은행, 금융공기업 등 금융회사 및 기관 60개사가 채용박람회에 참가해 현장 면접과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현장면접이다. 현장 면접 대상자 중 30%가량인 우수 면접자에게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나 가산점을 줘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다.
행사장 입구 기준으로 가장 왼편에 면접 부스가 마련됐다. 은행권에서 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국민은행 등 6개 은행이, 보험권에서는 SGI서울보증보험이 이날 블라인드 방식으로 현장면접을 진행했다.
현장면접 사전 신청자는 모두 2천500명이었다. 지방에 있는 구직자들을 위한 화상면접 사전 신청자 160명이 포함된 수치다. 취업준비생 1인당 1개 금융회사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현장 면접은 한 번에 4명씩 진행된다. 면접 시간은 기본이 5분이고, 길어야 7분이 넘지 않는다. 적합한 구직자를 가리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5분 안에 구직자들의 인성을 파악하고 기본 자질과 역량을 갖췄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이공계는 아니더라도 디지털 역량을 갖췄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짧은 면접 시간은 구직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면접관에게 드러내기에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기업은행 현장 면접에 참여한 임서현(26) 씨는 "준비 기간이 2주가 됐는데 면접관에게 많은 말씀을 하지 못해 아쉽다"며 "왜 기업은행에 들어가려고 하는지, 은행에 취업하기 위해 어떤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했는지 등을 알리려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5분 안에 결판을 내야 하는 면접이지만 참여자들의 열기는 올해도 뜨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전 면접 때 결석자가 한명도 없었다"며 "준비를 많이 해온 지원자들이 많아 기대감이 높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취업 준비생 유선우(25) 씨는 "현장 면접을 신청한 하나은행이 생각하는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인재상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어떻게 보여줄지 준비했다"며 "면접관이 편하게 대해 줘서 부담 없이 면접을 진행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서도 부스를 차리고 현장을 찾은 취업 준비생들을 상담했다. 상담을 사전 신청한 취업준비생이 6천200여명에 달한다.
증권·보험 부스를 둘러본 진효정(24) 씨는 "상담자들에게 채용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무엇인지, 어떤 자격증이 필요한지 등을 물어봤다"며 "실제 현장에 있는 분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현직자를 만나기 어려워 이번 박람회에 오게 됐다"며 "비공식적으로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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