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산불 계속 번지는데…브라질-佛, G7 지원 문제 놓고 논쟁(종합)

입력 2019-08-28 01:08   수정 2019-08-28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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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산불 계속 번지는데…브라질-佛, G7 지원 문제 놓고 논쟁(종합)
G7의 2천만불 지원결정에 브라질 대통령 "마크롱 발언 철회하면 받을수 있어"
남미 국가들, 브라질에 '아마존 산불' 대응 국제협력 수용 촉구
산불 1천100여건 추가 발생…피해 면적 9천500㎢로 확대

(상파울루·서울=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황철환 기자 =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덮친 대형 산불이 기세를 더하는 상황에서 브라질과 프랑스가 주요 7개국(G7)의 지원 문제를 놓고 논란을 거듭하면서 국제사회의 대응이 더 늦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2천만 달러(242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G7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산불과 관련한 논의를 주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환경문제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며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합의 취소까지 주장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주권' 침해를 이유로 G7 지원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국제사회의 관리 아래 두는 문제를 논의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의 국정을 총괄하는 오닉스 로렌조니 정무장관은 "(G7의 지원 제안은) 고맙지만, 그런 자금은 유럽에 다시 나무를 심는 데 쓰는 것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집과 식민지들"이나 챙기라며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하루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의 '모욕적' 발언 철회를 전제로 아마존 산불 진화와 관련한 G7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나와 브라질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철회하면 G7의 지원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면서 "그(마크롱)는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불렀다. 그가 발언을 철회해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남미 국가들은 EU 등 국제기구의 협조를 받아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브라질 정부에 주문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아마존 산불 문제를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 지역에서 강경 좌파로 분류되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정치적 성향을 떠나 두 정상의 제의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르헨티나·칠레·콜롬비아·에콰도르·베네수엘라 등은 산불 진압용 항공기와 소방대원, 재난 전문가 등을 보내 브라질 당국의 산불 진화를 돕겠다고 밝혔다.
G7의 긴급지원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피녜라 대통령은 "아마존 주권은 존중해야 하지만, 숲은 보호하는 것은 모두의 의무"라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G7의 2천만 달러 제공을 포함해 앞으로 국제사회의 다양한 지원 계획을 보우소나루 정부와 협의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9천500㎢ 규모로 번지면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공식 통계를 기준으로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은 8만626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이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 유역에서 발생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이달 24∼25일 이틀에만 1천113건의 산불이 추가로 났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4만4천여 명의 군병력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으며, 페르난두 아제베두 이 시우바 국방부 장관은 "상황이 단순하지 않지만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부 혼도니아 주의 주도(州都)인 포르투 밸류에선 치솟는 연기에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됐고,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화재 발생 지역과 가까운 다른 도시의 상황도 비슷하다.
AFP 통신은 혼도니아주 일대의 산불 발생 현장에서 거대한 불의 벽이 숲을 불태우면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전체 면적은 750만㎢에 달하며, 지구상 생물 종의 3분의 1 이상이 서식한다.
올해 초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왔다.
아마존 개발은 브라질의 주권 사항인데도 선진국들이 이를 방해해 국가 발전이 저해돼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만, 이는 산불이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지율 급락을 겪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MDA가 지난 22∼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7%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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