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폼페이오 훼방꾼' 비난 속 제재 거론 안하며 수위조절도
실무협상 재개 지연 속 북미간 기싸움 양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외교 정책에서 '미국주의'(Americanism)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불량 행동(rogue behavior)'을 하는 국가라고 재차 언급했다.
이날 발언은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23일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강력한 제재" 언급을 문제 삼아 "독초"라는 막말 비난을 퍼붓는 등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한미연합 군사훈련 종료에도 불구, 실무협상 재개가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북미 간 기싸움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앞선 자신의 제재 발언이 북한의 '독초' 발언으로 이어진 점을 의식한 듯 제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재향군인회 '아메리칸 리전'이 개최한 행사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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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우리는 기본으로 되돌아왔다. 미국주의는 우리가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는 중요한 것으로서, 외교관들이 이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것은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에 대한 진실을 얘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란, 중국, 북한을 사례로 꼽았다.
그는 "현 행정부는 이란이 중동에서 책임 있는 행위자인 척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무역과 국가안보에 관한 중국의 나쁜 행동을 비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이런 것들이 중심에 있다. 이들은 미국 건국 원리의 핵심에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북한의 '불량행동' 간과할 수 없어"…제재 언급은 안해 / 연합뉴스 (Yonhapnews)
폼페이오 장관은 연설 중간에 "우리는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한 국제적 지원을 촉진해 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국제 사회의 제재 공조를 거론한 것으로 보이나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라는 표현을 직접 쓰진 않았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3일 발표한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미 언론 인터뷰에서 강력한 제재를 언급한 것을 망발로 규정하고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되어 있고 조미 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 담화가 나오자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물론 내달 미국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예상된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의 고위급 회담도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집중 겨냥했다기보다는 미국주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거론한 것이지만 실무협상 재개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2일 해외 전쟁 참전 재향군인 총회 연설에서도 과거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기 시스템을 실험해도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주의의 성과를 거론하면서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전쟁 중 전사한 미군 유해를 송환한 사례를 꼽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단일규모로 최대인 55명의 위대한 미국인들을 가족에게 돌아오는 결과를 생산했고 그들의 영혼은 이제 집에 함께 있다"면서 마지막 전사자까지 곧 집에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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