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연준 3인자'의 돌직구…"금리인하로 트럼프 돕지 말라"

입력 2019-08-28 02:52  

前 '연준 3인자'의 돌직구…"금리인하로 트럼프 돕지 말라"
더들리 前뉴욕연은 총재 "무역전쟁의 재앙적인 길…협조 거부해야"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을 이끌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을 비판하면서 "연방준비제도는 트럼프 대통령을 돕지 말라"고 촉구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과 호흡을 맞췄던 더들리 전 총재는 지난해 6월 퇴임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고정투표권을 가진 뉴욕 연은 총재는 의장·부의장에 이어 '연준 3인자'로 꼽힌다.
더들리 전 총재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에서 "연준은 '경제적 재앙'에 협조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 당국자들은 선택에 직면해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의 재앙적인 길을 가도록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연준이 아닌 대통령이 차기대선 패배를 비롯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 및 글로벌 경제, 고용·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연준의 능력과 독립성에 위협"이라며 "통화정책의 목표가 장기적인 경제 성과를 달성하려는 것이라면, 연준 당국자들은 그들의 결정이 2020년 정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하는 방식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측면지원하지 말라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발(發)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더들리 전 총재의 발언은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금리인하를 단행한 현행 연준 수뇌부를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연준은 지난 7월 말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로는 처음이다.
현직은 아니지만, 통화정책의 중책을 맡았던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노골적인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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