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한 회사였던 회사들의 재결합…흡연인구 감소·전자담배 등장에 고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대형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알트리아가 합병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필립모리스는 합병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실제 합의까지 도달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합병은 원래 한 회사였다가 쪼개진 두 회사가 재합병하는 것이다.
1847년 영국 런던의 작은 담배 가게로 시작한 필립모리스는 1902년 미국 뉴욕에 법인을 설립했고, 2003년에는 알트리아 그룹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다가 2008년 소송 등에 따른 위험을 낮추기 위해 미국을 제외한 해외 사업을 전담할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알트리아에서 분사돼 나왔다.
이 때문에 판매하는 담배 제품 목록도 똑같다. 유명 담배 브랜드 중 하나인 '말버러'의 경우 알트리아는 미국 내 판권을, 필립모리스는 나머지 지역 판권을 갖고 있다.
WSJ은 "담배 수요 감소로 고전하는 담배업계의 두 공룡이 다시 합친다면 블록버스터급 거래가 될 것"이라며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기업 가치 2천억 달러(약 243조원)가 넘는 거대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는 프리미엄 없이 주식을 전량 인수하고 동등 합병(비슷한 규모의 두 회사가 단일 회사로 합병한 뒤 신규 주식을 발행하는 것)한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조건은 필립모리스가 합병 법인의 지분 59%를, 나머지 41%를 알트리아가 보유한다는 것이다.
경영권과 새 법인의 명칭 등은 여전히 논의 중이지만 수주 내에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는 담배 판매 감소로 고전해왔다. 성인 흡연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줄' 같은 전자담배에 고객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알트리아는 지난해 128억 달러를 투자해 줄의 지분 35%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은 부분적으로 4월 미 식품의약처(FDA)가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가 전자담배 IQOS를 공동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면서 촉발됐다고 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또 전자담배 스타트업 줄이 제기한 위협과 기회도 합병 협상의 또 다른 동기가 됐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필립모리스의 시가총액은 약 1천210억 달러이며 알트리아는 약 880억 달러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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