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28일 중국의 관세보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어렵게 만들려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면서 양국의 무역분쟁이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정부는 750억 달러(약 9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품목별로 5% 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승훈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를 직접 겨냥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가져온 '팜 벨트'(중서부 농업지대)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동북부 공업지대)를 직접 건드려서 사실상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불리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중국이 미국과 화해가 가능할지, 결국 '결사항전' 모드를 본격화할지는 현재 불확실하다"고 전제했다.
다만 "중국이 '트럼프 낙선' 전략을 취했다면 미국이 유화적으로 자세를 바꾸지 않는 이상 중국이 먼저 양보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및 대미 보복 관세를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런 중국의 전략이 현실화할수록 미국은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밖에 없다"며 "징벌적 관세 45% 부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통한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기지 이전 주문, 기타 비관세 장벽 등을 통해 중국 경기 하강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처럼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중국의 '버티기' 수위도 점차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며 "장래의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경기부양에 나서거나 위안화가 달러당 8위안에 근접할 정도로 위안화 절하 심화를 용인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전면전이 장기화하면 모두에게 부정적이기에 중국 입장에서도 중단기적 정책대응 차원으로만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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