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섬 이전 발표에 찬반 논쟁부터 이름 붙이기까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자 찬반 의견부터 새 수도 이름까지 다양한 논의가 불붙었다.
자카르타 주민들은 서울 주민들이 그랬듯이 수도 이전에 관해 찬반이 엇갈린다.
자카르타에서 나고 자란 살림은 "수도 이전이 자카르타의 공해와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카르타 하늘은 늘 뿌옇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모여 살기 때문"이라고 28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살림은 "처음부터 자카르타에 살았던 사람은 수도 이전을 찬성할 것"이라며 "자카르타에 사업을 하거나 돈을 벌러 온 사람들이 수도 이전을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자카르타 주민 수시아는 "작년부터 자카르타에서 수차례 지진을 느꼈다"며 "조코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수도를 재난에 대비해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 이전을 찬성하는 측은 자카르타의 과밀화 해결과 재난대비, 다른 지역과 균형 발전을 이유로 꼽는다.
반면, 자카르타에 투자했거나 사업을 하는 이들은 손실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량음료 판매업자 아민은 "자카르타가 수도인 게 더 좋다. 오래전부터 수도지 않았느냐"며 "수도가 이전하면 사업이 어려워질까 봐 걱정된다"고 CNN 인도네시아에 밝혔다.
법대생 알리프는 "정부가 자카르타의 교통체증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수도를 이전하겠다는 것은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경단체들은 열대우림과 오랑우탄으로 유명한 보르네오섬에 새 수도를 건설함으로써 자연환경이 파괴될까 봐 우려한다.
수도 이전 부지를 두고도 보르네오섬 동부가 최선인지 의문이 제기됐다.
야당인 그린드라당은 "우리는 수도 이전에는 동의하지만, 너무 멀리 가지 않길 바란다"며 자카르타에서 48.7㎞ 떨어진 보고르의 종골(Jonggol)을 수도 이전지로 제안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 이용자들은 새 수도의 이름을 두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들은 조코위 대통령의 이름을 새 수도 이름에 반영해야 한다며 '조코그라드'(Jokograd), '세인트 조코버그'(Saint Jokoburg) 등을 제안해 화제가 됐다.
조코위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 수도 이전지가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 동칼리만탄의 북프나잠 파세르군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군 일부라고 발표했다.
보르네오섬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3개 국가의 영토로 나뉘어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