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보도…"미군 철수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 내 국제무장조직 불허"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이 미국과의 평화협정 타결이 임박했음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아프간 톨로뉴스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의 대외 창구인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 대변인인 수하닐 샤힌은 이날 미군이 철수하는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이 국제무장조직의 피난처가 되지 않도록 약속하는 내용의 평화협정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샤힌은 "조만간 우리 무슬림 및 독립을 추구하는 국가에 좋은 소식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탈레반과 미국은 현재 도하에서 9차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탈레반은 올 초 아프간 내 국제 테러조직 불허 등을 조건으로 현지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의 평화협정 골격에 합의했지만, 종전선언, 철군 조건과 시기, 아프간 정부-탈레반과 대화 등 세부 사항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지지부진해지던 협상은 이달 초 8차 협상을 거치면서 급물살을 탔다.
당시 협상 직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탈레반과 휴전을 맺는 대가로 현지 병력 1만4천명을 8천~9천명 정도로 감축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톨로뉴스도 지난 24일 미국과 탈레반이 15∼20개월 이내에 아프간 내 외국군을 모두 철수시키는 안에 합의했으며 며칠 내로 평화협정에 사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협상에 참여한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도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훌륭한 진전을 봤다"며 잠정 합의안에는 조건에 따라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할릴자드 특사가 조만간 아프간 수도 카불로 가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에게 협정 내용을 설명할 것이라고 전도했다.
평화협상 타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최근 테러 등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이는 상황이다.
탈레반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최근 세를 과시하는 분위기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다음 달 28일로 예정된 아프간 대선과 관련해 "선거를 보이콧하라"고 아프간 국민을 상대로 경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이후 탈레반은 미군과 정부군을 공격하며 세력 회복에 성공, 현재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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