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어쇼 참석 기간 밝혀…러 S-400 미사일 도입 제재 美에 반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가 미국으로부터 구매하려던 F-35 스텔스 전투기 대신 러시아제 신형 전투기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러시아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F-35 대신 러시아제 전투기 구매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왜 안 되겠나. 우리는 여기(러시아 에어쇼)에 괜히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29일(현지시간) 터키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27일 모스크바 동남쪽 도시 쥬콥스키에서 개막한 국제항공·우주박람회(MAKS 에어쇼)에 참석해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에르도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해서 터키의 F-35 국제 공동 개발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미국 측의 최종 입장을 확인한 뒤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F-35 공급을 거부하더라도 걱정은 없다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은 크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MAKS 에어쇼 행사장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에어쇼에 전시된 러시아제 5세대 최신 전투기 Su-57을 비롯한 각종 전투기와 헬기 등을 살펴봤다.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에르도안은 "터키가 러시아와 군용기를 포함한 군사장비들을 공동생산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고, 푸틴은 "러시아제 수호이(Su)-35 전투기, 신형 Su-57 전투기 등과 관련한 협력에 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터키 측이 구매뿐 아니라 공동생산에도 관심을 표시했다"면서 "러시아는 준비가 돼 있으며 개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군사기술협력청 청장 드림트리 슈가예프도 28일 에어쇼 행사장에서 러시아와 터키 양국이 러시아제 전자전 장비와 Su-35, Su-57 등의 전투기를 터키에 공급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공군의 옛 주력기인 Su-27의 노후화에 따라 레이더를 비롯한 항전 장비와 엔진 등을 전면 교체한 Su-35는 기존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사이의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Su-57은 러시아가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2' 등 실전 배치된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대항마로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다.
터키는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 구매 강행에 대한 제재로 미국이 F-35 전투기 판매 절차를 중단한 것과 관련 다른 나라에서 전투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러시아에서 최신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도입하는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F-35 전투기 100대도 구매하려 했다.
하지만 미국은 터키가 S-400 미사일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하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S-400 도입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터키는 S-400의 구매 조건이 유리하다는 이유로 미사일 도입을 강행했고 이에 미국은 지난달 17일 백악관 발표를 통해 F-35의 터키 판매를 금지하고 전투기 공동 개발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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