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577→433명, 상원 348→261명 정원감축안 국무회의 의결
작년에도 비슷한 내용 추진됐지만 폐기…의회, 개혁대상 지목에 반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국회의원 정원을 25% 감축하는 방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프랑스 내각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주례 국무회의에서 하원인 국민의회 의원의 정원을 현 577명에서 433명으로 줄이고, 상원의원 정원 역시 현 348명에서 261명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법안을 의결했다.
프랑스 정부는 다음 총선인 2022년부터는 하원의원의 20%를 비례대표 방식으로 선출하는 방안도 법안에 담았다.
현행 하원의원들은 577명 전원이 모두 지역구에서 선출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한 번 더 치러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정부안에는 3년마다 상원의원 정원의 절반이 교체되는 현행 방식을 바꿔 한 번의 선거에서 일괄적으로 전체 의원이 교체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양원 간의 힘의 균형을 기하기 위해서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현재 프랑스 상원의원들은 15만명가량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되고 있다.
정부가 의결한 법안은 내달 이후 하원에 제출돼 본격적으로 의회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상·하원 의원 정원 감축 등 정치개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마크롱은 프랑스의 선출직 의원 규모가 너무 커서 정치 과정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민의가 입법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자주 피력해왔다.
이번 정부안에는 또한 정부 각료들이 재임 도중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을 때 재판을 특별법원이 담당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이 재판관할권을 파리항소법원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담겼다.
하지만 마크롱의 이런 정치개혁 구상은 의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프랑스 정계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의원들을 기득권 세력으로 지목해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는 데 대해 불만 여론이 적지 않다.
입법안의 상당 부분은 헌법 개정까지 필요한 사안들이다.
특히 정부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상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마크롱의 중도파 집권당인 '레퓌블뤼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하원의 다수당인 것과 달리, 상원은 제1야당인 공화당(중도우파)이 다수당이다.
프랑스 정부는 작년 4월에도 상·하원 의원의 정원 30% 감축과 비례대표제 도입, 선출직 공무원의 3연임을 금지 등 대대적인 정치개혁 법안을 마련했지만, 의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폐기된 바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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