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산두 총리,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 등과 협력 논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현지시간) 옛 소련권 국가 순방의 일환으로 벨라루스와 몰도바를 잇따라 방문해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찾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과의 회담에서 그의 민스크 방문을 "역사적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한동안 악화했던 양국 관계를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루카셴코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인권 탄압 문제 등으로 오랫동안 갈등을 겪은 미국과 벨라루스는 몇 년 전부터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웃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회담(민스크 회담)을 주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개선되고 있다.
볼턴은 회담 뒤 양국이 이견이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진 못했지만 대화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벨라루스의) 인권 준수, 비확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두 번째 대화 주제는 해당 지역의 새로운 지정학적 정세였다"면서 "(미국과 벨라루스가) 함께 일하기 위해선 인권과 비확산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직 이 문제들을 해결하진 못했지만 대화와 논의가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면서 이날 대화 가능성이 주어진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루카셴코 대통령과 2시간 15분 동안에 걸쳐 정치, 경제, 역내 및 국제 안보 문제 등을 두루 논의했다면서 "어떤 구체적 해결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문제들을 논의하는 것은 아주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볼턴 보좌관은 벨라루스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다른 옛 소련 국가 몰도바를 방문해 현지 국가 지도부와 회담했다.
마이야 산두 몰도바 총리는 볼턴과의 회담 뒤 "몰도바는 미국을 중요한 전략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 파트너들은 민주적 절차 회복과 인권 준수에 대한 우리의 노력을 지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몰도바)국방·안보 분야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두 분야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현재 연 1천5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 몰도바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새로운 협력 계획을 통해 국방력 강화의 두 번째 단계로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은 "미국은 몰도바의 독립과 주권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사이버 안보, 통신, 에너지 안보 등을 포함한 군사·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은 친서방 성향의 산두 총리 외에 친러시아 성향의 이고리 도돈 대통령과도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7~29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몰도바와 벨라루스를 찾은 볼턴 보좌관은 곧이어 폴란드로 향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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