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러 시위 여파로 조지아 총리 사의 표명…"임무 다했다"(종합)

입력 2019-09-03 00:26  

반러 시위 여파로 조지아 총리 사의 표명…"임무 다했다"(종합)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대규모 반(反) 러시아 시위의 여파로 친(親) 러 성향의 집권당 '조지아의 꿈' 소속 마무카 바흐타제(37) 조지아 총리가 사퇴했다.
AFP·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흐타제 총리는 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를 발표했다.
바흐타제 총리는 페이스북에 그간의 업적을 망라한 장문의 글을 올리고 "임무를 다한 것으로 생각해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바흐타제 총리는 지난해 6월 취임했으며, 취임 당시 30대 총리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6월 대규모 반러 시위의 여파로 집권당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정국 전환을 위해 바흐타제 총리가 사퇴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바흐타제 총리의 사임 발표는 지난 6월 대규모 반러 시위를 강경 진압한 이후 집권 여당의 인기가 추락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조지아에서는 약 1년 뒤인 내년 10월 총선이 치러진다.
지난 2008년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조지아는 친러와 반러로 국론이 분열된 상태다.
특히, 지난 6월 러시아 하원의원 세르게이 가브릴로프가 조지아 의회 의장석에서 러시아어로 연설하는 모습에 조지아인의 반러 감정이 폭발하면서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반러 성향의 야권 지지자 수천 명이 수도 트빌리시의 의사당 앞에서 반러·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정부는 무장경찰을 동원해 강경진압에 나섰다.
지난 달에는 유력 민영방송의 시사평론 프로그램 진행자 게오르기 가부니아가 방송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자 친러 성향의 시청자 수백명이 방송사로 몰려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날 사퇴의사를 밝힌 바흐타제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사퇴의 변에서 "정치적 견해차로 우리나라가 분열돼서는 안된다"며 국론 통합을 당부했다.
한편, 게오르기 볼스키 여당 대표는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요일(3일)에 새 총리 후보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은 지오르기 가카리아 내무장관을 유력한 후임 총리 후보로 점치고 있다.
대표적인 친러파로 분류되는 가카리아 장관은 지난 6월 반러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데 앞장서 야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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