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지속…올 4월 고점 대비 16∼18% 하락

입력 2019-09-03 15:44  

국제유가 하락 지속…올 4월 고점 대비 16∼18% 하락
글로벌 경기둔화·미국 증산 > OPEC 감산·중동정세 불안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와 더불어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4.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올해 고점이던 4월 23일 배럴당 65.47달러보다 16.28% 떨어진 상태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의 가격은 배럴당 58.62달러에 형성되고 있다.
브렌트유도 올해 4월 23일 배럴당 71.9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금까지 18.41% 하락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지목된다.
원유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싸움을 지속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권에 가해지는 관세의 타격뿐만 아니라 미국의 보호주의 통상정책이 부채질하는 불확실성 때문에 나타나는 생산활동 위축도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회사 매케나 매크로의 전략가인 그레그 매케나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이 좋지 않아 유가가 하락세"라고 말했다.
글로벌 에너지 분석업체인 '밴대나 인사이츠'의 밴대나 해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곪아 터져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측면에서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걸프 지역의 정세가 거론된다.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 산유국들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원유공급을 하루 120만 배럴씩 줄이기로 작년 12월 합의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세계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도 또 다른 중동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주목된다.
그러나 미국의 증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때문에 주요 산유국들의 집단 감산과 중동의 정세 불안은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에너지 패권을 주장하며 증산에 주력해 중동의 유가 조정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8월 23일 현재 하루 1천2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하루 생산량인 894만6천 배럴보다 350만 배럴 이상 많은 양이다.
올해 세계 전체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억100만 배럴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EIA는 미국이 내년에 생산량을 더 늘려 하루 평균 1천330만 배럴의 원유를 뽑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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