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대만의 얼마 남지 않은 수교국 중 하나인 남태평양 솔로몬제도가 이르면 이번주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하는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솔로몬제도의 의회 일정을 감안하면 외교관계 검토를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가 이르면 이번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마나세 소가바레 총리에게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앞서 지난 6월 태스크포스가 바누아투·피지·사모아·통가·파푸아뉴기니 등 중국과 수교한 이웃국가를 순방하고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평가하는 작업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총리보좌관과 장관 8명 등이 지난달 중순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홍콩매체 명보에 따르면 대만 주재 솔로몬제도 대사인 조지프 왈레니시아는 대만중앙통신(CNA) 인터뷰에서 "의원들로 구성된 초당파적 태스크포스가 중국과의 수교 가능성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태스크포스가 중국과의 수교로 솔로몬제도에 더 큰 발전 기회가 생길지 연구했다"면서 "이번주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총리에게 제출하고 이후 내각과 의회 외교위원회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내각과 의회가 토론하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장관급 사절단의 베이징 방문은 중국과의 수교시 얻을 수 있는 원조 등에 대해 알기 위한 것으로, 기술적인 고려에 속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당인 피터 케닐로레아 솔로몬제도 의회 외교위원장은 "현 정부가 (외교 관계)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쓴 자금의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다. 태스크포스가 무엇을 제안할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한 익명의 국회의원은 태스크포스와 베이징 방문단이 중국 쪽으로 기울어진 게 분명하지만, 이변이 일어나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독립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 후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힘을 쏟는 가운데,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단교할 경우 대만의 수교국은 16개로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에만 중남미 엘살바도르와 도미니카공화국,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등이 대만과 단교했다.
대만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솔로몬제도가 다른 정부 부처와 정치인들의 의견도 고려할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최근 (양국의) 상호작용은 정상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 답변을 피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근거해 모든 국가와 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라면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일을 계기로 태평양에서 미·중 간 외교 경쟁이 고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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