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北리룡남 부총리…포럼, 4~6일 블라디서 개최"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4일(현지시간)부터 사흘 동안 제5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린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외국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해 오고 있는 국제회의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극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을 중심 과제로 설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 3, 4기 정책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크림·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러시아-서방 간 갈등으로 미국과 유럽의 대러 제재가 심해지면서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노력이 반영된 행사이기도 하다.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개최되는 올해 회의에는 러시아는 물론 세계 50여개국에서 약 5천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포럼 주최 측이 밝혔다.
러시아 국내 참석자가 3천700명에 이르고 일본(230명), 중국(183명), 한국(103명), 인도(73명), 미국(65명), 싱가포르(44명), 영국(53명) 등도 대표단을 보낸다.
포럼은 '경제성장 가속화를 위한 새로운 해법',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하여', '극동과 아태지역: 협력 가능성의 확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해법' 등 4개 주제 블록으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포럼엔 푸틴 대통령 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 등 외국 정상들도 참석한다고 포럼 조직위는 전했다.
한국 측에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표단 단장으로 참석하며,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도 자리를 함께한다.
한국은 포럼 기간 중 '남-북-러 3각 협력 세미나', '한-러 비즈니스 대화', '제2차 한-러 지방협력포럼' 등의 프로그램을 별도로 진행하고 한-러 양자 및 남-북-러 3자 경제 협력 사업 가능성을 논의한다.
북한은 이번 포럼에 단장 위상을 기존 장관급에서 부총리 급으로 격상시켜 대표단을 파견했다.
리룡남 내각 부총리가 모두 7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2일 이미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리 부총리는 포럼 기간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북극·극동개발부 장관,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등 러시아 정부 인사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리 부총리는 트루트녜프 부총리 등과의 회담을 통해 지난 4월 블라디보스트크 북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제협력 사업 이행 문제들을 점검하고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푸틴 대통령이 공들이는 동방경제포럼에 장관급보다 높은 정부 인사를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15년엔 리룡남 당시 대외경제상을 포럼에 보냈고, 2016년에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으며, 2017년과 2018년에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각각 참석시켰다.
올해 대표단 위상을 높인 것은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이뤄지는 첫 포럼이라는 점에서 북측이 각별히 신경을 쓴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측 리 부총리가 한국 측 대표단 인사들과 접촉할지는 미지수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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