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금세기 최악의 참사로 꼽히는 예멘 내전을 조사한 유엔 전문가들은 전쟁에 책임이 있는 개인과 단체의 명단을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3일(현지시간) 오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예멘에서 수년째 내전이 진행되는 동안 공습과 무분별한 폭격, 총격, 지뢰, 자의적 살인과 구금, 고문, 성범죄 등이 자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적이고 권한이 있는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명단에 이름이 오른) 개인들이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구체적인 명단에 대해서는 "기밀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은 인권이사회(UNHRC)의 결의로 지난해 12월 전문가를 모아 예멘 내전에서 자행된 인권 침해 사항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예멘 정부의 비협조에도 희생자와 목격자 600명 이상을 인터뷰하고 각종 문서를 검토했다고 전했다.
조사단을 이끈 카멜 젠두비 '예멘에 대한 전문가 그룹' 의장은 예멘에서 자행되는 모든 불법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내전 당사자들에게 촉구했다.
더불어 다른 국가들에는 내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무기의 공급 중단을 요구했다.
젠두비 의장은 "내전 당사자들이 위법과 학대 행위에도 처벌받지 않는 것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며 "예멘 사람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5년째로 접어든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랍동맹군과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사실상 국제 전쟁이 됐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사망한 예멘인은 이미 1만 명을 넘어섰으며, 기관에 따라서는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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