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항서 "대피하라" 외침에 승객들 활주로까지 탈출 소동

입력 2019-09-04 01:42   수정 2019-09-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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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항서 "대피하라" 외침에 승객들 활주로까지 탈출 소동
남성 2명으로부터 무슨 얘기 들은 女승무원이 외쳐
탑승 대기 200여명 대피…의자밑 숨고 짐까지 버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뉴저지주의 뉴어크 국제공항에서 "대피하라"는 한 마디 외침에 탑승 대기 중이던 승객들이 짐을 버리고 활주로까지 대피하는 대소동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밤 8시 30분께 뉴어크 공항의 A터미널 30번 게이트에서 알래스카 항공 소속 여성 승무원이 비상벨을 누르고 "대피하라(evacuate)"고 외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탑승 수속을 준비 중이던 이 여성 승무원은 다가온 2명의 남성으로부터 무슨 얘기를 들은 뒤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순간 A터미널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테러 가능성 등을 우려한 200명 안팎의 승객들은 가지고 있던 짐을 버리고 의자 밑 등에 긴급히 몸을 숨겼으며 일부는 공항 활주로까지 뛰어나갔다.
[트위터 영상]
A터미널에서 탑승 대기 중이던 데이비드 롬바르디는 '대피하라'는 외침에 "총기 난사범이 있다고 생각해 몸을 바짝 엎드리고 의자 밑으로 숨었다. 사람들은 터미널 밖으로 질주했다"면서 "우리는 총기 난사범이 어디든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에린 포스는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 달려 의자 밑에 숨어 출구를 살핀 뒤 활주로로 대피했다"면서 "막 탑승을 하려는데 극도로 신경이 곤두선 승무원이 탑승수속을 멈추고 경찰에 전화할 것을 사람들에게 요청하고, 대피하라고 외치는 것을 상상해보라"면서 당시 공포에 질린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소동으로 뉴어크 공항에 착륙한 일부 항공기 승객들은 기내에서 한동안 발이 묶이기도 했다.
공항 당국과 경찰 등에 의해 안전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A터미널은 약 30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일부 승객들은 다시 보안 검색을 거치기도 했다.
소동의 원인이 됐던 2명의 남성이 여성 승무원에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2명의 남성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이후 탑승이 허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성 승무원도 조사를 받았다.



알래스카 항공 측은 이날 소동과 관련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로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면 알리겠다"고 밝혔다.
NYT는 이날 소동에 대해 최근 잇따른 총기난사 사고 여파로 공포가 찾아왔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1일 백인 남성인 세스 에이터(36)가 텍사스주 서부 미들랜드와 오데사를 연결하는 도로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해 7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했다.
또 지난달 첫 주말에는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연쇄 총기난사가 발생해 3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지난달 6일 밤에는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서 오토바이 굉음을 총성으로 착각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져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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