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8천500만원 드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 이용…환경오염 등 유발 비판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35년째 집권 중인 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이 환경보호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이 열리는 프랑스에 가는 길에 호화 전세기를 이용해 논란을 빚었다.
3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은 항공 트래픽 정보 제공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닷컴 등을 인용해 사수 응게소 대통령을 태운 보잉 787 드림라이너 비행기가 지난 1일 저녁 콩고 수도 브라자빌에서 이륙해 프랑스 파리 인근에 착륙했다고 전했다.
사수 응게소 대통령은 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아마존 열대우림에 버금가는 콩고분지 열대우림의 생물 다양성 보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프랑스 대통령실은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수 응게소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콩고 열대우림 보전을 촉구하는 국제기구인 중앙아프리카 산림이니셔티브(CAFI)를 지지한다고 재확인했다.
콩고는 이 기구를 통해 약 6천만 달러(730억원)의 재정 원조를 받는 대신 산림과 이탄 지대(peat land) 보호 계획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고 프랑스 대통령실과 콩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문제는 이런 의미있는 결과를 남긴 회담에 참석한 콩고 대통령이 엄청난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비행기, 그것도 대형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회담장에 왔다는 것이다.
그가 이번 회담에 참석하는 길에 타고온 비행기는 항공기 시장에서 가장 비싼 축에 드는 보잉사의 787 드림라이너다.
객실 크기만 220㎡에 달하며, 라운지를 겸한 식당과 침실, 화장실을 갖췄고 일등석도 수십 개가 있다.
그만큼 유지 비용도 비싸다. 1시간 비행하는 데 약 7만 달러(8천500만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자빌에서 파리까지 편도 비행 한 번에 50만달러(약 6억원)가 드는 셈이다.
또 대개 자가용 비행기는 많아야 수십 명이 타는 까닭에 수백 명 이상이 한 번에 이용하는 일반 상업용 여객기보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몇 배나 더 많다.
환경 보호 방안을 논의하러 가는 길에 이런 대형 전용기를 타는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콩고 정부는 불투명한 재정 운영으로 국제사회의 눈초리를 받아 왔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값비싼 전용기 탑승은 더 많은 비판의 여지를 낳았다.
프랑스는 2010년 콩고 지배층에 대해 광범위한 부패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현재까지 사수 응게소 대통령의 측근 중 5명이 기소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을 겪는 콩고에 경제 활성 자금으로 4억4천860만달러(약 5천400억원)를 3년에 걸쳐 지원하기로 하면서 공적 분야의 회계 투명성이 제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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