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 독재 경험한 메르켈, 中정부에 홍콩사태 우려 표명하길" 호소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 온 조슈아 웡 등의 홍콩 인사들이 중국 방문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지원 사격을 요청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독일 최대 일간 빌트에는 최근 홍콩을 뒤흔들고 있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 앞장서는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등이 메르켈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이 실렸다.
웡 등은 이 편지에서 메르켈 총리가 동독이라는 공산주의 치하의 경찰국가에서 성장한 사실을 지적하고, 그가 이번 중국 방문 길에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노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5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찾는다. 독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이번 중국 방문에는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동행한다.
웡 등은 편지에서 "메르켈 총리 당신 역시 독재 정부의 두려움을 직접 경험해 봤으며, 독일인들은 1980년대에 전체주의에 대항한 싸움에서 용기 있게 선봉에 섰다"고 강조하며 중국 공산주의에 맞서는 홍콩 편에 서 줄 것을 호소했다.
또 이들은 메르켈 총리에게 "중국에 머무는 동안 홍콩의 재앙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현해 달라. 또 우리 요구를 중국 정부에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아울러 "중국은 국제법을 따르지 않고 있고 반복적으로 약속을 깨고 있다"며 "독일은 중국과 사업을 하기 전에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홍콩이 30년 전 톈안먼 광장에서와 같은 대량 학살로 이어질 수 있는 폭력적인 정책을 적용하고 있는 독재 체제에 직면해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2014년 '우산 혁명'의 주역이기도 한 웡은 지난 달 30일 홍콩 시위를 조직하고 시민들을 선동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지난 1일에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홍콩은 중국 공산당에 겁먹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동료 활동가 알렉스 차우와 함께 게재하고, 3일에는 대만을 방문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주석을 면담하는 등 홍콩 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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