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새 재정지출안 발표…"교육·의료·치안에 20조 추가 투입"(종합)

입력 2019-09-05 00:48  

英 새 재정지출안 발표…"교육·의료·치안에 20조 추가 투입"(종합)
자비드 재무 "15년 내 가장 높은 지출 증가율…모든 부처 예산 늘어"
노동당, 조기총선 염두에 둔 "추잡한 선거운동" 비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영국 정부가 그동안의 재정긴축 기조를 끝내고 교육과 의료, 치안 등에 20조원 이상의 재정지출을 늘리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새 회계연도 재정지출 계획을 발표했다.
자비드 장관은 "새로운 경제적 시대는 새로운 계획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오늘 최근 15년 동안 가장 높은 지출 증가율을 통해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비드 장관은 이날 교육과 의료, 치안 등 국민의 우선순위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방과 사회복지 등에 있어 '인프라 혁명'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새 회계연도에 138억 파운드(약 20조3천억원)의 재정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 따라 병원 설립, 장비 확충 등을 포함해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내년 62억 파운드(약 9조1천억원), 교육 분야에 2022∼2023년까지 71억 파운드(약 10조9천억원)의 재원이 추가된다.
내년 3월까지 2천명의 경찰관을 증원하는 것을 포함해 모두 2만명을 충원하는데 7억5천만 파운드(약 1조1천억원)가 배정됐다.
국방부 재원은 22억 파운드(약 3조2천억원)가량 늘어나며, 브렉시트 대비에 20억 파운드(약 2조9천억원)가 추가로 투입된다.
자비드 장관은 "어떤 부처도 내년 예산 삭감이 없을 것"이라며 "모든 부처는 최소한 인플레이션에 맞춰 지출을 늘릴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얘기한 긴축정책의 종료"라고 설명했다.
자비드 장관은 그러나 자신이 백지수표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치뱅크 상무이사 출신인 자비드 장관은 영국의 재정준칙을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출 확대는 영국의 재정적자가 지난 201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0%에서 최근 1% 수준으로 줄어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야당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그러나 영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같은 지출 확대 약속은 재정 신뢰성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비드 장관 전임자인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은 공공차입 규모를 GDP 대비 2% 이내로 유지하고 부채비율을 매년 낮추도록 하는 재정준칙을 세웠다.
자비드 장관은 오는 10월 말쯤 예상되는 정식 예산안 발표 때 재정준칙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지출 확대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추진하는 조기 총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존 맥도넬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자비드 장관의 이번 지출 계획 발표에 대해 "추잡한 선거운동"이라며 "영국 국민들의 지능을 모욕하지 말라"고 말했다.
BBC 방송은 영국 경제가 2분기 0.2% 축소된 데다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하면 공식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정부가 재정준칙을 어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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