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인들의 외국인 상점 공격에 대한 보복 행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이지리아인을 비롯한 외국인 소유 상점에 대한 약탈 사태가 발생하자 나이지리아인들이 보복에 나섰다.
나이지리아 젊은이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저녁 경제중심도시 라고스와 교육도시 이바단 등 주요 도시에서 남아공인 소유 상점들을 약탈했다고 AP, dpa통신 등 외신이 4일 나이지리아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바단에 있는 남아공 통신업체 'MTN'의 사무소에서는 시민들에 의한 화재가 발생했다.
라고스에 사는 시민 스티븐 오바페미는 dpa에 "군중들이 들이닥친 뒤 몇분 만에 한 상점이 비워졌다"고 말했다.
라고스주(州) 관계자는 "이런 공격들은 나이지리아인의 포용심과 박애 정신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나이지리아 내 남아공인 소유 상점들에는 4일 경찰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됐으며 일부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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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젊은이들의 약탈 사태는 남아공인들이 나이지리아인 상점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지난 1일부터 요하네스버그 등 남아공 여러 도시에서 시민들이 외국인 소유의 상점 수십곳을 약탈하고 차들에 불을 붙였다.
특히 많은 나이지리아인 소유 상점들이 피해를 봤다.
남아공에서는 이번 폭력 사태로 5명이 숨졌으며 100여명이 체포됐다.
외신들은 남아공의 약탈 사태가 높은 실업률이 유발한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28%나 될 정도로 심각하고 극빈층들은 외국인 이민자들과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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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와 남아공 정부는 모두 이번 약탈 사태가 확산할 개연성을 우려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외무부는 3일 자국 주재 남아공 대사를 불러 남아공인들의 약탈 사태에 유감의 뜻을 표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남아공에서 나이지리아인들과 나이지리아인 상점들에 대한 계속된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며 "나이지리아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확실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도 같은 날 "외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에 대한 공격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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