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과 '콩'으로"…獨동물원 판다 쌍둥이 이름 놓고 '시끌'

입력 2019-09-06 14:22  

"'홍'과 '콩'으로"…獨동물원 판다 쌍둥이 이름 놓고 '시끌'
일간 빌트지 제안에 다른 매체들도 참여…홍콩 시위에 독일 침묵 논란 촉발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쌍둥이의 이름을 짓는 문제가 관심을 끌면서 '판다 외교' 때문에 독일이 홍콩 시위에 침묵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촉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 타블로이드 일간 빌트지는 이달 2일 쌍둥이 새끼 판다의 모습이 공개되자 이름을 각각 홍(Hong)과 콩(Kong)으로 짓자고 제안했다.
석 달여 동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홍콩의 시위대를 지지하자는 취지의 제안이다.
일간지 데어 타게스슈피겔도 이 제안에 동참하면서 인(Yin)과 양(Yang), 핑(Ping)과 퐁(Pong) 같은 이름이나 독일 어린이용 책 주인공인 플리슈(Plisch)와 플룸(Plum), 막스(Max)와 모리츠(Moritz) 같은 이름보다 홍과 콩이 낫다고 전했다.

빌트지는 5일 자 1면 기사에서 "새끼 판다들의 뒤로는 중국의 무자비한 정치가 있기 때문에 홍과 콩으로 부르는 것을 선택했다"면서 독일 정부가 작은 곰들의 출생에 정치적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 시위를 주도하며 유명해진 조슈아 웡은 빌트지에 새끼 판다들의 이름을 '민주주의'와 '자유'로 부를 것을 촉구하면서 "독일이 중국에 분명하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밝혔다.
독일은 2017년 자이언트 판다 암컷인 멍 멍(6세)과 수컷 자오 칭(9세)을 중국에 100만 유로를 지급하고 빌려왔다. 계약 기간은 15년이다. 중국은 '판다 외교'라는 이름으로 유럽 일부 국가들에 자이언트 판다를 임대하고 있다.
멍 멍과 자오 칭이 독일에서 새 보금자리를 갖게 됐을 때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여하는 축하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해 베를린 동물원에는 멍 멍과 자오 칭을 보려고 500만명이 방문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5일 중국 방문 길에 올랐다.
가디언지는 새끼 판다들이 중국 정부의 소유이기 때문에 3∼4년 후 중국으로 돌려보내질 것이라고 전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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