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명예살인범' 3명 종신형…"결혼식 즐겼다며 여성살해"

입력 2019-09-06 13:10  

파키스탄 '명예살인범' 3명 종신형…"결혼식 즐겼다며 여성살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결혼식에서 손뼉 치고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명예살인'한 범인들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6일 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파키스탄 형사법원은 전날 지난 몇 년 간 파키스탄을 떠들썩하게 했던 '결혼식 동영상 명예살인 사건'과 관련해 오마르 칸 등 피고인 3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파키스탄 북부의 보수적인 지역인 코히스탄에서 발생한 명예살인 사건에 연루됐다.
2011년 이 지역 결혼식에서 남녀가 춤을 추고 손뼉을 치며 축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진 후 마을 성직자가 동영상 속 남녀를 '명예살인'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동영상 속 여성 5명이 이듬해 남자 친척들로부터 명예살인을 당했다.
이후 이 사건을 폭로한 아프잘 코히스타니와 그 형제 등 4명도 추가로 살해돼 총 9명이 '결혼 동영상' 때문에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재 매체는 전했다.
동영상 속 여성들의 친인척 남성 6명이 코히스타니 형제의 살인범으로 지목돼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았지만, 2017년 고등법원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대법원은 2018년 7월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해 여성들의 친인척 남성 5명이 추가로 구속됐다.
이들은 심문 과정에서 동영상 속 여성 중 3명이 살해됐다고 시인했다가 진술을 번복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이 이번에 종신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들의 변호인은 상급심에 상소하겠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를 들어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관습인 명예살인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해마다 1천여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으로 희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의회는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 시켜 명예살인을 25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근절이 안 되는 상황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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