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신임 외무 "EU 가치 중시…아프리카와 전략적 관계 구축"

입력 2019-09-06 17:40  

伊 신임 외무 "EU 가치 중시…아프리카와 전략적 관계 구축"
외교정책 변화 제시…EU 관계·난민 정책 변화 주목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새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우호 관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된 외교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5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루이지 디 마이오 신임 외무장관은 외무부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외교 정책은 새 정부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디 마이오 장관은 "우리는 유럽과 전 세계에서 국가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균형감과 개방적인 태도를 강조했다.
이어 이탈리아가 속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우리의 파트너들과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지속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새 연정의 한 축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극우 정당 동맹과의 지난 연정에서 1년 2개월 간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으로 일하다 새 내각 출범과 함께 외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연정에선 예산안, 재정적자, 난민 문제 등을 둘러싸고 EU와 수시로 충돌하며 양측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친(親) EU 성향의 중도 좌파 정당 민주당이 오성운동과 손잡은 새 연정은 EU와의 우호 관계를 중시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을 보인다.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내각 출범 전 합의한 26개의 정책 프로그램에 'EU와의 관계 개선'을 포함하기도 했다.
디 마이오 장관 역시 지난 연정에서 이탈리아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가로막는 EU를 두고 이탈리아의 경제 부흥에 도움이 안 된다며 EU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새 내각에선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디 마이오 장관은 아울러 직원들에게 난민 유입의 진원지인 아프리카와의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더는 아프리카를 걱정과 우려의 원인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며 "아프리카는 이탈리아의 발전과 성장을 돕는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로서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탈리아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난민 문제도 외무부의 최우선 정책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유럽에 부여된 더 큰 책임을 인식하고 '더블린 조약'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블린 조약은 이탈리아를 포함해 EU 12개국이 1990년 6월 체결한 것으로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 망명 신청을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복수 국가에 망명을 신청해 이 중 하나를 고르는 이른바 '망명지 쇼핑'을 방지하고 망명 신청을 받은 국가가 난민 보호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디 마이오 장관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연정의 강경일변도 난민 정책에서 일정 부분 변화를 주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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