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0.5%p 인하…6% 경제성장률 '마지노선' 사수 총력전
이달 금리 인하 조치도 병행할 듯…中 "유동성 넘치게는 안 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돈줄을 풀면서 경기 떠받치기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달 16일부터 중국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6일 밝혔다.
올해 들어 중국에서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는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작년 4차례 지준율을 인하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총 1%포인트 더 인하했다.
현재 중국의 지준율은 대형 은행의 경우 13.5%, 중소형 은행의 경우 11.5%인데 16일부터는 추가로 0.5%포인트씩 내려가게 된다.
인민은행은 또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와는 별도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도시상업은행의 지준율은 10월 15일과 11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씩, 총 1%포인트를 더 내리도록 했다. 이 자금은 소기업과 민영기업 대출에만 쓰도록 용도가 한정된다.
인민은행은 이날 발표된 지준율 인하 조치를 통해 총 9천억 위안(약 150조9천750억원)의 유동성이 시중에 추가로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8천억 위안은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에 따른 것이며, 나머지 1천억위안은 도시상업은행의 지준율 인하에 따른 것이다.
이날 중국의 지준율 인하 조치는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중국 국무원 상무위원회는 지난 4일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적기'에 전면적 지준율 인하 또는 중소기업 등 지원 대상을 특정한 지준율 인하에 나서겠다면서 지준율 인하를 예고했다.
중국이 근 8개월 만에 지준율 인하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최근의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7월부터 본격화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 구간으로 낮춰 잡는 한편 2조1천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로 경기 둔화에 대응했다.
하지만 경기 하방 압력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미중 갈증은 계속 증폭되면서 이대로라면 올해 목표 구간의 하단인 6.0%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면서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6%대 경제성장률 사수 총력전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무원 상무위원회는 지난 4일 회의에서 "현재 외부 환경이 더욱 복잡하고 심각해지고 있고, 국내 경제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각 지방과 부처는 긴박감을 키운 가운데 경기 대응 도구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은 지준율 인하에 이어 이달 금리 인하에도 나서면서 돈줄을 더욱 풀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이달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할 것으로 본다.
2018년 4월 이후 3.30%를 유지 중인 1년 만기 MLF 금리가 인하되면 최근 새로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받은 대출우대금리(LPR)가 내려가게 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자국 경제에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거론되는 부채 감축에 금융 정책의 초점을 맞춰왔다.
중국 정부가 부채 리스크 확대 우려에도 돈줄을 풀고 나서는 것은 그만큼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작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을 의식한 듯 인민은행은 기존의 '온건한' 화폐 정책 기조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배포한 지준율 인하 관련 설명 자료에서 "이번 지준율 인하는 유동성이 물이 넘쳐흐르듯 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온건한 화폐 정책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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