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증명 있어야 공항 진입시켜…공항행 열차승객 몸·가방 수색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의 민주화 운동 진영이 7일 홍콩 국제공항을 마비시키는 시위에 나서려 했지만 경찰의 원천 봉쇄로 인해 차단되면서 공항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홍콩 국제공항 입구에서 항공 여정서 등 여행 관련 증명 자료를 갖춘 이들만 공항 청사 안에 들여보내고 있다.
경찰은 공항 입구뿐 아니라 공항버스 터미널 등 일대 순찰을 대폭 강화하면서 특정한 목적 없이 서성거리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에게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항 일대 도로를 점거하거나 자동차를 일부러 서행 운전하는 등으로 도로 교통 운행을 방해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또 홍콩 경찰은 공항으로 이동하는 여러 길목에서 검문과 검색을 강화해 시위대가 합류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경찰은 홍콩역에서 공항철도로 공항에 가려는 승객들의 가방을 모두 열어 짐을 확인하고 있다.
공항철도를 운영하는 MTR은 이날 공항행 방향의 경우, 홍콩역에서만 승객을 태우고 다른 역은 무정차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찰의 승객 검문·검색 편의를 위한 조치다.
아울러 경찰은 공항으로 향하는 많은 버스에 경찰관들을 직접 태워 승객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눈에 띄는 검은 옷이 아닌 다른 색 옷을 입고 공항 청사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시위를 벌이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지난 1일 시위대 수천 명은 홍콩 공항 주변 도로를 봉쇄해 인근 교통을 마비시켜 많은 공항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3주 전에는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 로비를 점거해 공항을 마비시킨 바 있다. 당시 1천편에 달하는 항공편이 결항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시민들의 반발에 밀려 결국 지난 4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선언했다.
그러나 반대 진영은 행정장관 직선제, 경찰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 조사위 설치 등 나머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화 운동 진영은 이날 오후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열 예정이다.
송환법 강행으로 촉발된 홍콩 시민들의 주말 시위는 14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밤에도 수백명이 프린스 에드워드(太子)역 인근 나단 로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쏴 이들을 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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