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종교적 자유 억압·인터넷 검열 문제 논의
메르켈, 지난해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 구명에도 막후 역할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중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의 인권변호사들과 면담했다고 dpa 통신이 독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밤 주중 독일대사관에서 인권변호사들을 만나 중국의 인권문제와 종교적 자유의 억압 문제, 인터넷 검열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또, 이 자리에서는 홍콩의 소요사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인권변호사들은 중국 당국에 의해 중국 내부와 밖으로의 여행이 제약을 받고 있어 인권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업인을 위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지난 5일 중국을 방문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에게) 홍콩 시민에게 권리와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최근 상황에서 폭력만큼은 막아야 하며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 행정장관이 최근 이 같은 대화를 추진하려는 조짐이 있다"며 "나는 이러한 대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시위대가 시민권의 틀 내에서 이에 참여할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이 독일과 서구 관객들을 위해 쇼를 한 것에 불과하다며 의미 축소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취임 후 '세일즈 외교' 차원에서 독일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거의 매년 방문해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해 5월 중국 방문시에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퇴진을 주장했다가 구금된 인권변호사의 부인을 접견했다.
특히 시 주석에게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의 가택연금 해제를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 있다.
류샤는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7월 베를린을 방문한 리 총리와 회담을 한 다음 날 가택연금에서 8년 만에 풀려나 독일로 왔다.
메르켈 총리가 류사의 구명에 막후역할을 한 셈이다.
다만, 독일 당국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탓인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중국에서 메르켈 총리의 인권 일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왔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