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네즈·이니스프리 韓 브랜드 유일 참가…주요 공간에 부스 배치
"성분·효과·가격 '삼박자' 갖췄다" 호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K뷰티'란 말은 많이 들었는데 직접 사용해보니 다른 제품과 비교가 필요 없을 정도로 최고네요. 한국 제품으로 '광피부'(Gloss skin)를 만들어 볼래요."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슈라인 오디토리엄 앤 엑스포홀 앞에 오전 일찍부터 한껏 멋을 낸 젊은 여성들이 몰려들었다. 그들 속에 있는 스텔라 아치볼드 씨는 한국 화장품의 품질을 한껏 치켜세웠다.
이들은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매장 세포라(Sephora)가 여는 뷰티 박람회 '세포리아'의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개막이 임박해 출입문 앞에서 시작된 줄은 건물을 한 바퀴 빙 돌아도 끝나지 않았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보유한 세포라는 전 세계 2천6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화장품 업계의 '큰 손'이다. 세포라에 입점했느냐가 화장품 브랜드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오는 10월 한국에도 진출하는 세포라는 작년부터 매년 세포리아를 열고 있다. 최신 뷰티 트렌드를 시장에 소개하고 세포라에서 판매되는 인기 브랜드들을 한꺼번에 알리는 자리다.
이날부터 이틀간 '미의 전당'(House of Beauty)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세포리아 행사에는 세포라에 입점한 브랜드 가운데 가장 성과가 좋은 35개 브랜드만 초청됐다.
한국에선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유일하게 참가해 로라 메르시에, 라메르, 나스, 프레시 등 유수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면 'J뷰티'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했던 일본은 올해 한 브랜드도 참여시키지 못했다.
올해 세포리아의 '핫 이슈'는 단연코 K뷰티였다.
세포라는 천연 성분을 이용해 피부 관리에 집중하는 K뷰티의 영향을 받아 올해 세포리아의 주제를 '자연스러움'과 '깨끗한 아름다움'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자연 원료를 사용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만을 따로 모아 '더 가든'(The Garden)이라는 특별구역을 만들고, 이를 행사장 중심에 배치했다.
녹차를 주성분으로 사용하는 이니스프리는 '더 가든'의 가장 앞 부스를 배정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달 세포라에 입점한 브랜드로선 파격 조치인 셈이다.
녹차 밭을 담은 대형 사진으로 꾸며진 이니스프리 부스엔 행사가 개막되자마자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메이크업에 중점을 둔 이전 세대와 달리 천연 성분이나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녹차 향을 맡아보거나 제주도산 녹차 설명판을 살펴보며 관심을 보였다.
버네사 탕(20) 씨는 "건강한 피부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 화장품은 자연 원료로 피부를 깨끗하게 해준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실제로 촉촉하고 부드러워 오랫동안 보습감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K뷰티 인기는 행사장 2층에 마련된 라네즈 부스에서 더 뜨거웠다.
세포리아는 주요 품목인 파운데이션과 입술 부문에서 각각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3개를 모아 2층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다.
라네즈는 건조함을 줄여주는 '립 슬리핑 마스크'가 세포라 입술 제품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입생로랑, 세포라 자체 브랜드와 함께 2층에 자리했다.
파스텔톤으로 꾸며진 라네즈 체험존은 다른 곳보다 몇 배나 많은 인원이 몰려 사람들이 앞을 지나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돌아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딸 테일러(15) 양과 함께 부스를 방문한 니콜 앤더슨(44) 씨는 "K뷰티나 한국 브랜드를 전혀 몰랐는데 딸을 통해 알게 됐다"면서 "좋은 성분을 사용하고, 효과가 뛰어나지만, 합리적 가격이란 점이 K뷰티의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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