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 방문에 또 불거진 상원의원 출마설…본인도 완전히 선 긋진 않아
CNN "볼턴, 위상 약화 알지만 국무장관 원해…폼페이오와는 최근 말도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상원의원 출마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국무장관 자리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그의 국무장관이길 원하는 한 (그동안) 해왔던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재임 기간을 헤아려보다 "맙소사, 이제 거의 일 년 반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캔자스주를 찾아 대학 강연을 비롯해 여러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소화,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설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미 공화당은 지난해 11월 캔자스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되자 상원의원 선거에는 당선이 확실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출마설 질문을 받을 때마다 완전히 선을 긋지는 않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 여부는 북미 협상의 향방과 관련해 한국에도 상당한 여파가 있을 수 있는 사안이다. 국무장관이 대북 협상을 진두지휘하기 때문에 그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에 따라 북미 협상의 행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CNN방송은 지난 6일 볼턴 보좌관의 생각을 잘 안다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폼페이오 장관의 정치적 포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들은 CNN에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자신의 위상이 약화한 것을 알고 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상원의원에 출마하기로 하면 공석이 될 국무장관직을 맡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과 과거 함께 일했던 미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마크 그룸브리지는 "볼턴 보좌관이 국무장관직을 좋아할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원해진 관계뿐만 아니라 상원 인준 때문에라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들어서는 공식 회의가 아니면 거의 말도 안 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했다고 CNN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러한 내부 갈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면서 일부 동맹국이 곤혹스러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톰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이 행정부의 국가안보팀은 수십 년을 통틀어 가장 취약하고 완전히 붕괴하기 직전"이라며 "이런 가운데 대통령은 깊은 생각이나 절차 없이 중요한 결정을 대충 그때그때 내리며 멋대로 한다"고 비판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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